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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애널리틱스 대신 앰플리튜드를 써야할까?

Insight/Growth Hacking

by JasperL 2020. 6. 25.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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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애널리틱스(Google Analytics)는 최근까지 웹 로그 분석의 절대강자로 군림해왔다. 우리는 웹사이트의 유입, 행동 분석을 위해서는 무조건 구글 애널리틱스를 기본으로 생각한다. 그 유명세 덕분에 앱 분석을 할 때에도 구글 애널리틱스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구글 애널리틱스는 전통의 강자로서 마케터들이 무조건 배우고 활용해야 하는 툴이다. 어찌됐건 구글이라는 걸출한 회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이고, 무료이면서 동시에 구글 Ads, 애드센스, 서치콘솔 등 구글 서비스들과의 연동을 지원하는 강력한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이 구글 애널리틱스 천하에 도전장을 내민 앰플리튜드(Amplitude)라는 서비스가 있다. 아니, 도전장이 아니라 아예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 이미 잘나가는 스타트업들은 구글 애널리틱스 대신에 앰플리튜드를 도입하고 있으며, 대기업들도 따라서 도입하는 상황이다. 특히 구글 애널리틱스의 유료 버전인 구글 애널리틱스 360을 사용하는 회사들이 앰플리튜드 도입을 가장 먼저 고려하고 있는 상황인데, 가장 큰 이유로는 구글 애널리틱스 360의 비싼 가격을 들 수 있겠다.

가격만이 구글 애널리틱스 대신에 앰플리튜드를 선택하는 이유라고 하면, 그 선택에 대한 설득력이 떨어진다. 구글 애널리틱스는 꽤 오랫동안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이미 도입하여 잘 쓰고 있다면 굳이 그걸 앰플리튜드로 바꿀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당연히 앰플리튜드는 구글 애널리틱스를 능가하는 기능들을 가지고 있다. 이 글에서 왜 앰플리튜드를 써야하는지 몇 가지 특징들을 살펴보려고 한다.

 

페이지 뷰 기반의 구글 vs 이벤트 기반의 앰플리튜드

구글 애널리틱스는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페이지뷰 기반의 로그 분석 툴이다. 물론, 이벤트를 설정할 수 있지만 페이지뷰와 이벤트는 따로 분리된 보고서에서 분석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이 두 데이터를 함께 분석할 수 없는 문제점이 있다. 이런 문제점은 전체 페이지를 렌더링하지 않고 화면을 바꾸는 네이티브 앱은 물론, SPA(싱글 페이지 어플리케이션)로 구성된 모던 웹을 트래킹하는데 단점으로 작용한다.

구글 애널리틱스는 페이지 뷰와 이벤트가 아예 다른 보고서에서 다뤄진다.

이로 인해, 구글에서는 페이지 뷰 기반으로 트래킹하던 구글 애널리틱스 모바일 SDK 서비스를 종료하였으며, 이를 대신하여 이벤트 기반의 파이어베이스를 연동하여 앱 분석을 하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구글 애널리틱스 앱+웹 속성을 새로 추가하여 웹과 앱을 넘나드는 유저의 데이터를 추적할 수 있게 하였다.

그러나 애초에 이벤트 기반으로 설계된 앰플리튜드에 비해 구글 애널리틱스는 한참 뒤떨어지고 있다. 당장, 위에서 얘기한 앱+웹 속성은 작년에 출시되어 아직 한참 베타 테스트 중인 서비스이며, 웹 - 구글 애널리틱스, 앱 - 파이어베이스 모두 앰플리튜드에 비해 부족한 기능이 발목을 잡는다.

이벤트 기반으로 설계된 앰플리튜드의 경우, 페이지 뷰는 페이지 뷰 이벤트로, 다른 행동들은 또 다른 행동 이벤트로 모두 트래킹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가변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으며 이 모든 데이터를 앰플리튜드의 모든 차트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구글 애널리틱스에 비해 데이터를 폭 넓게 사용할 수 있는 기반을 가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실시간 데이터 수집 및 전수 데이터 활용

데이터 수집과 활용에 있어서도 구글 애널리틱스는 앰플리튜드에 비해 애매한 부분이 있다. 앰플리튜드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구간 트래픽 제한이 있고(월 1000만 이벤트) 기본적으로 상용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에 과금 없이는 모든 기능을 활용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구간 안에서는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하고 모든 데이터를 활용하여 분석을 할 수 있다.(물론, 코호트나 상관관계 분석 등의 특수 기능은 무료 버전에서는 활용할 수 없다.)

반대로 구글 애널리틱스는 무료가 있긴 하지만 그 제한이 속성 수준에서 사용 중인 기간에서 50만 세션으로 낮고, 그 이후로는 무조건 샘플링이 걸려서 데이터 정합성을 담보할 수 없다. 데이터 분석에서 신뢰를 잃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민감한 상황이 조성된다. 물론 유료로 구글 애널리틱스 360을 사용하면 되겠지만, 기본 가격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사용하지 못한다고 봐야한다.

기본 가격이 높은 엔터프라이즈급 솔루션

가격만 놓고 봤을 때 앰플리튜드도 기본 최저 가격이 있기 때문에 구글 애널리틱스와 같은 결론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앰플리튜드는 구글 애널리틱스 360에 비해 비교적 저렴하다. '비교적'이라는 말에 주의해야할 정도이긴 하지만, 데이터 분석을 위해 데이터 애널리스트를 고용하여 어설프게 분석하는 것보다 더 나은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다가온다.

결과적으로 구글 애널리틱스는 샘플링을 해결하려면 무지막지한 비용을 감수해야 하지만, 앰플리튜드는 그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실시간 수집 전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빠른 쿼리 속도

쿼리 속도를 놓고 보면 앰플리튜드는 가히 압도적 퍼포먼스를 보인다. 어떻게 저렇게 다양한 데이터들을 저런 속도로 뽑아낼 수 있을까라는 물음이 바로 나올 정도로 입이 떡 벌어질만큼 빠른 쿼리 속도를 자랑한다. 사실 이 부분이 앰플리튜드의 가장 핵심적인 기능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앰플리튜드의 기능 대부분이 이 속도 때문에 강점을 가지기 때문이다.

SQL을 돌려본 사람은 누구나 다 알 것이다. index가 되어 있는 값의 쿼리는 비교적 빠르지만, 데이터의 크기가 클수록 그리고 쿼리의 복잡도가 올라갈수록 그 속도는 극악이 될 수밖에 없다. 그것도 쿼리를 짜는 사람의 능숙도에 따라 쿼리 속도는 천지차이로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앰플리튜드는 PM, 기획자 또는 마케터, UX 디자이너 등 디지털 프로덕트 내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궁금해하는 유저의 행동 데이터를 어떤 툴보다도 빠르고 쉽게 제공한다. 도대체 어떤 기술을 썼는지 모르겠지만(궁금하면 이 글을 읽어보자), 악의적으로 말도 안되는 데이터를 보려고 시도하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쿼리 결과를 몇 초만에 띄워준다.

이런 앰플리튜드의 장점에 대해 억지로 구글 애널리틱스도 비슷하지 않냐고 물어보면 할 말이 많아진다. 애초에 구글 애널리틱스는 이런 쿼리 속도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데이터가 좀만 많아도 로드가 어렵고 이를 해결하고자 샘플링 이슈를 벗어나기 힘들다. 특히 전체 유저에서 일부 유저를 구분하여 집단을 만들고 분석할 수 있는 세그먼트 기능조차도 이 샘플링이 걸린다는 것은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다.

뿐만 아니라, 애초에 구글 애널리틱스에서는 이런 빠른 쿼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애초에 각각 보고서에 계산된 데이터를 테이블로 따로 저장하여 쿼리 속도를 넓히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하지만 이 방법 때문에 데이터를 계속 쪼개고 파고들어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는 커녕 리텐션이나 퍼널 등의 유저 행동을 분석하는데 꼭 필요한 기능들을 제한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특히 그 중에서도 구글 애널리틱스의 퍼널 기능은 최악이다. 퍼널은 전환이 발생하기까지의 핵심 이동 경로를 바탕으로 분석하지만, 항상 퍼널을 고정하는 것이 아닌 언제나 바꿔서 생각할 수 있는 개념이다. 그러나 구글 애널리틱스는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미리 정의한 전환 경로 퍼널만 확인할 수 있으며, 퍼널 순서를 바꾸거나 중간에 행동을 추가하는 것은 아예 불가능하다. 새로운 퍼널을 보고싶다면 새롭게 정의하는 수밖에 없고, 이전 데이터를 보는 것은 꿈도 못 꾸는게 자유자재로 퍼널을 요리할 수 있는 앰플리튜드와 큰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프 안에서 쉽고 자유로운 코호트 생성

마지막으로는 위와 같은 특징을 바탕으로 쉽고 자유로운 코호트를 생성할 수 있는게 구글 애널리틱스에 비해 앰플리튜드가 가지는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데이터 분석에서 비즈니스에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뽑아내기 위해서는 특정 데이터를 잘개 쪼개거나 비교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물론 구글 애널리틱스의 세그먼트 기능도 이를 지원하는 강력한 기능이지만, 세그먼트를 구성하는 다양한 측정기준들을 미리 숙지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앰플리튜드는 이벤트를 조합해서 구글 애널리틱스처럼 코호트를 생성하는 기능도 제공하지만, 그래프의 어떤 부분이든지 클릭할 수 있으며 그 클릭한 요소에서 코호트를 뽑아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그래프의 어떤 요소든 클릭하면 코호트를 뽑아낼 수 있다

구글 애널리틱스의 세그먼트 기능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했지만 아무래도 그래프를 확인하지 못하고 조건을 걸어서 뽑아내기 때문에 직관적으로 어떤 세그먼트를 잡는지 알기가 힘들다. 그러나 앰플리튜드는 내가 어떤 데이터를 뽑고 있는지 그래프를 보고 명확히 구분할 수 있기 때문에 특정한 사용자 집단을 훨씬 쉽게 뽑아낼 수 있다. 당연히 SQL은 논외라고 할 수 있겠다.

 

구글 애널리틱스를 완벽히 대체할 수 있을까?

위와 같은 특징들을 제외하고서라도 구글 애널리틱스와 비교했을 때 앰플리튜드는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가지고 있는 툴이라는 것은 대부분 인정하는 바이다. 그러나 이 앰플리튜드가 구글 애널리틱스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는 몇 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다.

첫째는 가격이다. 위에서도 얘기했지만, 무료 버전에서는 제한적인 기능 밖에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적어도 최저 티어의 유료 버전을 활용해야 하는데 이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물론, 데이터 분석가를 여러 명 채용해서 데이터를 분석하는 비용과 이 툴이 가진 퍼포먼스를 비교한다면 이 툴의 가격 또한 매력적으로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그건 회사마다 생각이 다르니 최저 가격이 있다는 점은 구글 애널리틱스의 동일 구간 대비 단점이 될 수 있다.(물론, 구글 애널리틱스 360이랑 비교하면 앰플리튜드가 경쟁력이 있다.)

둘째는 구글 서비스와의 연동성이다. 구글 애널리틱스를 활용하면 아무래도 구글이 갖고 있는 구글 애즈와 연동하여 광고를 집행하는데 장점이 있다. 특히 특정 세그먼트를 바로 뽑아서 리타겟팅 모수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은 앰플리튜드가 절대 대체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구글 서치 콘솔, 구글 애드센스 등 구글이 갖고 있는 서비스들과의 밀접한 연동은 앰플리튜드를 도입하더라도 포기하면 안되는 부분이다.(물론, 앱의 경우 이런 기능이 없기 때문에 앰플리튜드가 백번 낫다.)

셋째는 빈약한 사용자 층과 학습자료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파트너십을 맺고 전문적으로 교육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AB180이 있지만, 사용자 층이 적은 것은 그만큼 초기에 어려움이 될 수 있다.(물론, 이를 견디고 최근 인기있는 앰플리튜드를 습득한다면 그만큼 더 좋은 스킬셋을 갖추는 것이기 때문에 커리어에 도움이 될 것이다.)

 

대체하기보다는 보완

앰플리튜드가 최근 인기를 끌면서 이 둘을 비교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이 글을 작성했지만, 위와 같은 이유들로 인해 앰플리튜드가 구글 애널리틱스를 대체한다는 개념이라기 보다는 서로 보완하는 툴으로 생각하는 것이 마음이 편하지 않을까 한다. 애초에 시작점이 다른 툴이기 때문에 사실 정확히 비교하기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

사용자의 목적에 따라서 이 두 툴은 각각 쓰임새가 다르게 정해질 수 있다. 물론, 위에서 얘기했던 장점들로 인해 앰플리튜드가 대체하는 기능들이 상당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완전 대체를 할 수는 없으니 서로 보완해서 함께 사용하는 것이 정답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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